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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한마디, 하늘을 움직이다

by lookjustlook 2025. 8.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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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에는 길고 화려한 기도가 아닌, 짧지만 깊이 있는 기도들이 곳곳에 등장한다.
마태복음 15장에 기록된 가나안 여인의 기도 역시 그 가운데 하나다.
“주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이 짧은 호소 속에는 절박함과 믿음이 함께 담겨 있다.

 

예수께서 두로와 시돈 근처, 유대 땅을 벗어난 이방 지역으로 가셨을 때, 한 여인이 그분 앞에 나아왔다.
그녀는 유대인이 아닌 가나안 사람이었으며, 딸이 심하게 귀신 들려 고통받고 있었다.
당시 문화와 관습 속에서, 그녀는 예수께 나아올 만한 자격이 없다고 여겨질 수 있었다.
그러나 사랑하는 딸의 고통은 체면과 경계를 뛰어넘게 했다.

 

그녀는 사람들 앞에서 주저하지 않고 외쳤다.
“주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이 기도는 상황 설명이 아니라 하나님의 성품, 곧 자비를 붙드는 고백이었다.
‘불쌍히 여기다’라는 말에는 단순한 동정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도와달라는 간청의 의미가 담겨 있다.

 

그러나 예수님은 처음에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다.
심지어 제자들은 여인을 보내버리자고 권했다.
예수님의 다음 말씀은 더욱 도전적으로 들릴 수 있었다.
“자녀의 떡을 취하여 개들에게 주는 것이 마땅치 않다.”
이 표현은 유대인과 이방인 사이의 거리를 비유적으로 드러낸 말이었다.

 

그럼에도 여인은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이렇게 답했다.
“주여, 옳소이다마는 개들도 제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를 먹나이다.”
그녀의 말은 체념이 아니었다.
하나님의 은혜는 흘러넘치기에, 부스러기만으로도 충분하다는 확신이 담겨 있었다.

 

예수님은 마침내 말씀하셨다.
“여자여, 네 믿음이 크도다. 네 소원대로 되리라.”
그 즉시 그녀의 딸은 나음을 입었다.
그 믿음은 많은 지식이나 배경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예수님이 도우실 것이라는 전적인 신뢰에서 비롯되었다.

 

기도는 길이보다 초점이 중요하다.
문제를 길게 설명하기보다, 하나님의 성품을 붙드는 기도가 더 깊이 닿을 때가 있다.
짧지만 간절한 기도, “주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는 여전히 하늘을 움직이는 강력한 고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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